최근 미국산 소고기 문제와 관련해서 '개체식별정보시스템', '생산이력시스템'이라는 말이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언뜻 듣기에는 이력을 확인한다는 것 같은데 정확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아는 소비자분들은 의외로 드뭅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를 통해 생산이력제라는 것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또한 현재 진행되는 생산이력제의 한계점도 이야기할 생각입니다.
먼저 '개체식별정보시스템'이란 것은 '생산이력시스템'과 동일한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생산이력시스템'이라는 말은 과연 무슨 의미인가?
생산이력제란 것은 소비자가 최종 구매하는 단계에서 해당 상품에 대한 생산이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서 소고기의 경우 그 소고기가 유래한 소의 출생일, 사육정보, 출하.도축일자, 등급정보, 가공자 등 정보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일부 브랜드 계열 한우에 대해 정부보조 시범사업으로 실시하여 왔고, 09년부터 국내 한우 전체에 대해 생산이력제를 도입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저희 씨알목장은 정부에서 전면실시 하겠다고 하는 한우 생산이력제가 생산이력제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한우 개체별 DNA 역추적이 가능하도록 보완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생산이력제만으로도 소의 각종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말이죠. 그냥 딴지걸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상품의 생산이력제는 말 그대로 해당 상품의 생산 이력을 공개하여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인데 정확성과 신뢰성이 생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우는 이러한 생산이력제를 실시하는데 다른 상품들, 즉 공산품이나 농산물보다 훨씬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유통경로의 차이입니다.
일반농산물이나 공산품은 농장 또는 공장에서 생산된 완제품 그 자체로 유통이 됩니다. 공장이나 현장에서 나온 제품이 제품의 원 형태 그대로 유통이 되게 됩니다.
그러나 한우는 도축,가공, 판매 과정에서 50여가지의 부위와 수천개 단위의 중량으로 해체되어 판매됩니다.
소비자가 어떤 백화점에서 국거리 300g을 구입한다면 그 국거리 300g이 나온 한우 개체의 출생, 사육, 도축, 가공에 대해 기록한 정보들이 과연 정확하고, 믿을만 한가, 그러니까 지금 이 국거리 300g이 판매자가 제공하는 한우 개체에서 나온 것인지를 100%로 믿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문제를 보완하지 않으면 한우생산이력제는 어마어마한 정부예산과 노력을 들였지만 한우 유통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원산지 표시라는 매우 단순한 정보조차 유통업자들에 의해 날조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한우 생산 이력이 조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DNA정보는 가공.유통업자가 임의로 조작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도축 전 살아있는 소에서 채취한 DNA정보와 살코기와 뼈 등으로 해체된 소고기의 DNA정보는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판매점에서 판매되는 소고기에 표시한 생산이력 정보가 맞는지 틀리는지 해당 소고기의 DNA를 분석하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DNA 분석을 통해 생산이력 정보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 상황에서는 가공업자나 유통업자 모두 고의적으로 정보를 조작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입니다.
DNA의 개체 동일성은 살인사건의 법정에서도 증거능력으로 인정된지 오래이기 때문에 어떤 변명이나 임기응변이 통할 수 없습니다.
한우 원산지 표시 단속을 하는 현장을 TV로 보면 정말 한심하기 그지 없습니다. 업소 주인은 말도 안되는 이유를 둘러대고, 단속반원들은 증거확보하느라 진땀을 빼고, 그나마 거래 장부 따위를 내놓지 않으면 위반을 입증할 수도 없는 그런 '단속 강화'를 아무리 한들 한우 둔갑판매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씨알목장은 [한우예찬]에 대해 현재는 개체식별까지 가능한 생산이력제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부가 예정대로 내년부터 한우생산이력제를 시행한다면 [한우예찬]도 당연히 그것이 실시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생산이력제를 시행한다 안한다가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느냐, 없느냐 입니다.
지금 [한우예찬] 소고기에 대해 이루어지는 DNA 정보 역추적 시스템(Trace Back system)은 '오류 가능성이 있는 상세정보' 보다는 소비자가 구입하는 [한우예찬] 소고기가 씨알목장에서 출하한 [한우예찬] 소에서 나온 것인지를 '과학적으로 입증 가능한 정보'를 주는 것이 우선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한우예찬 브랜드에서 나온 고기들은 어떻게 잘라지고 어떻게 분리가 되더라도 한우예찬브랜드 관련 농장에서 나온 고기라는 것은 DNA확인을 통해 소비자들이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저는 지금 정부가 잃어버린 신뢰가 정부의 모든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까 걱정입니다. 분명히 생산이력제는 현재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소고기 불신으로부터 한우농가를 지켜줄 확실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불완전한 유통환경 속에서 생산이력제는 100프로 자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생산이력제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다시 한번 고심해야 할 때입니다. 어떻게하면 소비자가 믿을 수 있을 것인가? 그 믿음을 회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할 때인 것입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